[뉴스레터 동동] 2022. 3. - 소화의 변
관리자 ㅣ 2022-03-02 ㅣ 201
동동 뉴스레터
[동변상연-변론기]
체류자격변경거부처분취소소송 원심을 뒤집고 항소심 승소!
- 법학과를 나온 캄보디아 청년 V 이야기
제목만으로는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시겠지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난민신청을 했는데도 난민신청자가 받을 수 있는 비자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소송을 통해 문제제기를 했는데, 1심에서는 지고 2심에서는 이겼다,  당사자와 함께 동행이  문제제기한 것이 항소심에서 결국 받아들여졌다는 내용입니다.
당사자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고 변호사 입장에서는 짜릿한 역전승인 것이지요.

그럼 이 사건의 당사자 V와 소송까지 오게 된 사정을 잠시 살펴볼까요?

청년 V는 2015년에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왔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서요. V는 비전문취업 비자로 한국에 온 것이거든요. 5년간 광주 인근의 공장에서 일을 했어요.  V는 조국 캄보디아에도 민주주의가 뿌리 내리기를 바라는 청년입니다. 그래서 광주 5.18 민주화 운동도 알아요. 80년대 한국의 20대 청년들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집회를 하고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V와 같은 캄보디아의 많은 시민들도 민주주의를 바라고 열망하고 있거든요.
 
캄보디아의 집권당은 캄보디아인민당(CPP)이라고 합니다. 군사정권과 한편이지요. 대한민국의 군부독재시절 자유당에 반대하는 민주당/신민당 등이 있었던 것처럼, CNRP(Cambodian National Rescue Party, 캄보디아 구국당) 제1야당으로 있으면서 집권당과 군부독재에 맞선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활동들이 점점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게 되었지요.
V도 당원으로 가입을 하였습니다. 위험을 느낀 CPP는 2018년 총선을 앞두고 2017년 11월 제1야당 CNRP를 강제해산시키고 관련 인사들을 체포 연행하는 등 탄압을 시작했습니다.

멀리 한국에서 조국의 상황을 지켜보던 V도 무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광주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5.18 민주광장에서 캄보디아 상황을 알리는 집회도 하고 서울도 올라가고 유투브도 하고 그랬어요. CNRP 한국지부 부대표가 될 정도로 열심히 활동하였습니다.

한국에서의 체류기간이 끝나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CNRP 당원들에 대한 탄압이 심했거든요. 그래서 2020. 3. 9. 광주출입국사무소에 20쪽이 넘는 난민신청서를 작성하여(이거 쓰느라 몇달이 걸렸습니다)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박해사유로 난민신청을 하였고, 난민신청자로서 체류자격을 변경해달라는 신청도 함께 하였습니다. 난민신청서가 20쪽!이 넘는다니 놀라우시죠? 그것도 영어 아니면 한글로 써서 내야만 해요. 자국어가 아닌 언어로 써서내야 하니 기본적인 사실관계 기술이 매우 힘듭니다.
아래 사진은 2020. 3. 9. 난민신청서와 체류자격변경신청서를 접수하러 갔을 때 생긴 일입니다. 저희는 내부 연락망(slack)으로 그때그때 소통하고 기록해두거든요.

난민신청은 일반 민원과 다르게, 신청한 날로부터 최종 결정이 내려지는 때까지 시간이 오오래 걸립니다. 그 기간 동안 그 사람에게 한국에서 체류할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난민신청을 해도 체류자격이 없어서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하겠죠. 

그래서 난민법 제5조 제6항은 난민신청을 하고 그 결정이 확정될때까지! 체류할 수 있게 하도록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이 비준동의한 난민의지위에관한협약 제10조(거주의 계속), 제33조(강제송환 금지)의 기본 취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법무부장관 역시 난민신청자에게 기타 체류자격(G-1)을 주도록 내부 매뉴얼에 고시하고 있습니다.
조약에도, 법률에도, 법무부장관의 고시에도 분명하게 난민신청자에게 체류자격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금까지 한번도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는 자신들의 내부지침을 가지고 체류자격을 주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입니다.

이제 저 위에 올린 내부 메시지의 내용과 당시 출입국사무소에서 당사자와 저희가 겪었을 황당함을 짐작하시겠지요?

저희는 유사사건에 대한 긍정적인 선례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광주지방법원에서 소송을 시작했는데요. 1심에서는 저희가 패소 하였었습니다. 출입국관리소가 광범위한 재량이 있다는 거지요. 한마디로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이 정도 마음대로 하는 건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지요. 

패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다른 재한 CNRP 당원들을 위해서 항소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1년여에 걸친 항소심 끝에 원심을 파기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라는 판결을 얻어내었습니다.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 시작이에요.
난민소송이 남았거든요.
집권여당의 탄압은 계속되고 있고 V를 비록한 민주주의를 외치는 많은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인 영장이 발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당을 비난했다는 이유만으로 10대 소년을 무장경찰이 체포해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1/09/905178/.) 한국어로 된 기사는 많지 않지만 영어로 CNRP를 검색해보시면 더 최근의 많은 소식들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남은 난민소송도 이길 수 있도록 지켜봐주세요.
난민소송에는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학생들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으며, 캄보디아 상황과 관련한 집회 및 연대에 관하여는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에서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민주주의를 향해 힘겹지만 희망찬 발걸음을 걸어가는 캄보디아의 시민들에게,
더 나아가서는 민주주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시아의 활동가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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