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행정] 미등록 이주민 산재 사고 후 체류자격허가 신청하러 광주출입국사무소에 다녀왔습니다
2019-01-04      조회수 48

이소아 변호사는 오늘 

맑고 조용한 눈빛과 차분한 미소를 지닌
돌잡이 손주가 있는
베트남에서 오신
오자마자 얼마 안되어 공장 프레스기에 오른손가락(엄지를 뺀 나머지 모두) 절단상을 입은
막달레나(가명)씨와 함께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다녀왔습니다.

미등록 상태에서 일하다 다치신터라(다행히 사업주가 산재신청은 바로 함)
치료/법률대응 기간 중 한국에 머무르기 위해선 체류자격을 받아야만 하기에 G-1 신청을 하러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주관련 지원 네트워크에서
최근 미등록 상태에서 산재를 당하여 체류자격신청을 하다가 출입국에서 출국명령을 받아 구금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는 보고를 받았었기에,
또, 이분이 한국어를 거의 못하시기에 함께 갔습니다.

통합신청서라는 것을 대신 써서 변호사 대리인위임장과 함께 제출하였더니, 
아니나 다를까 
접수창구 공무원이 서류 접수하고 접수증 줄 생각은 안하고(이런 경우 접수 자체를 안받아버리는 겁니다) 
"이거 '불법' 아니냐 3층(심사관련)에서 처분 받고 와라"고 합니다. 
또 자기들끼리 수근거리며 하는 말이 
이거는 '불법'이니 접수 받지 말고(즉, 체류자격 부여하지 않고) 출국명령 내린 다음 출국기한유예하는 것으로 해야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면 안됩니다. 산재를 당한 경우 G-1비자 신청할 자격이 있으며,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합니다. 

출국기한유예는 체류자격은 부여하지 않고-즉 미등록 상태- 그냥 나가는 날짜만 연장해주는 것이기에 매우 불안정한 지위입니다.

-물론 G-1도 그리 안정적인 지위는 아니기는 합니다만-
산재를 당한 경우 미등록체류기간 중이라도 범칙금도 면제 됩니다.)


여러분,
이럴 때(출입국이 아니더라도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받지는 않고 돌려보내는 경우)는 당황하지 말고
일단 접수를 했으니 접수증을 달라고 요구하십시오.
신청에 대하여 접수증을 줘야 할 의무가 법률에 있습니다.

행정절차법 제17조(처분의신청)
④ 행정청은 신청을 받았을 때에는 다른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접수를 보류 또는 거부하거나 부당하게 되돌려 보내서는 아니 되며, 신청을 접수한 경우에는 신청인에게 접수증을 주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접수증을 주지 아니할 수 있다.


그래서 저도 일단 차분하게 "접수를 하였으니 접수증을 주십시오"라고 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접수 창구 공무원이 이게 접수증을 줄 사안인가?라고 하면서 안주려고 합니다.
그러면 또 당황하지 말고 버티며 말씀하십시오
"접수를 하였으니 접수증을 주세요. 행정절차법에 있잖아요!"

물론 이주민인 당사자인 경우 혼자 가서 이렇게 말을 하기도 어렵고, 말을 한다해도 공무원이 막무가내일 수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접수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거부하는 사유에 대해서 서면으로 달라고 하십시오. 이것도 행정절차법에 나와 있습니다.

계속 거부를 하면 그냥 그 서류 돌려달라고 하고 나와버리십시오.


오늘 저도 두번째 말할 때는 언성을 높여서 
"접수를 하였으니 접수증을 주세요! 안되는 이유가 있나요?"라고 되물었어야 했고, 
어찌저찌하여 일단 접수를 받아 체류자격취득 절차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범칙금도 면제되었구요.

절차는 잘 진행되었지만 
막달레나씨와 점심으로 맥도날드 더블불고기버거도 맛있게 먹었지만, 
마음이 계속 쎄하기에 돌아오는 차안에서 계속 생각 했습니다.

오른손을 쓰지 못하게 된 막달레나 님.
지금도 치료 중이라 오른손 전체에 붕대를 감고 있습니다.
앞으로 평생 장애가 남게 될 것이지요.
그런 막달레나씨를 앞에 두고 출입국공무원이 처음 내뱉은 말이 "이거 불법이잖아요." "어쨋든 불법이에요"였기 때문인듯 합니다.
사람이 불법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 말을 했어야 했는데...

막달레나씨가 한국어를 거의 못알아들으시는 것이 다행이구나 싶네요.
존재.
우리는, 우리의 시스템은, 
존재 자체에게 존엄함을 주고 있나요
비참함, 구차함을 주고 있나요.

그리고 그거 아나요.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도 접수 창구에서 "접수증 주세요"라고 말하고
공무원과 대치하는게 긴장되고 심장 쿵쾅대고, 손발 차가워지는 일이라는 걸?
혹시 세게 나갔다가 공무원이 더 화내면 어쩌지? 하고 걱정되고 마음 졸여지는 일이라는 걸?

그런데 한국어를 할 수 없고
법률지식도 모르는 이주민은 어떠할까요?

그 지위 만으로 얼마나 큰 권력인지,
눈빛과 말투 하나만으로도 주춤주춤되는 자리인지...

이 생각을 남겨야겠기에 
밀린 전표질에 앞서 두서없는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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