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 선택할 수 있어야 권리 - 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2017-04-14      조회수 217

1) 그림씨(가명임)는 시와 그림을 사랑하는 여성입니다.

그림씨는 2004년경 다발성 경화증 환자 중에서도 10-15%만 해당한다는 중증 다발성 경화증 판정을 받습니다.

다발성 경화증은 근육병의 하나로 신경수초들이 하나씩 죽어가 사지가 마비 되거나 위축되는 병입니다.

그림씨는 초기에는 재활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기도 할 정도의 상태였으나, 2010년경부터는 집안에서 겨우 기어다니는 정도로 악화되었고

현재는 혼자서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림씨는 2010년경 병원의 동료 환자를 통해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노인장기요양등급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주 5하루 3-4시간 집 안에서 간병을 받는 것에 불과합니다

하루 중 나머지 20시간을 기본적인 안전권/생명권에 대한 보장도 받지 못한 채 홀로 힘겹게 지내야 하는 것이죠

그러던 어느 날 그림씨는 광주장애인권센터를 통해 활동보조인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인장기요양서비스는 하루 4시간 일주일에 5-6회만(일요일과 공휴일 제외)이 지원되며 집 안에서의 가사활동 혹은 병원 통원 정도로만 제한됩니다.

그런데 활동보조서비스는 최대 하루 16시간 일요일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집안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및 모든 사회생활 활동에 대해 지원이 됩니다.

그래서 그림씨는

이제 산책도 하고 도서관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밤이나 주말에도 위험 걱정을 덜 할 수 있겠구나...’고 기뻐하며 활동보조서비스로 사회복지서비스변경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에서 돌아온 답은 원고의 꿈을 산산이 부수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았으니 활동보조서비스는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에는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거나 활동보조서비스와 유사하면 활동보조서비스를 신청할 수 없도록 신청자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제5조 제2호, 제3호).

  

2) 대한민국이 비준동의한 장애인권리협약에서는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문

장애는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개념이다장애란손상(impairments)을 지닌 개인이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같이 동등한 입장에서 완전하고도 효과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막는 태도들과 환경적인 상호 영향에서 유발되는 것임을 인정한다.

  

제 1 조 
목 적
이 협약의 목적은 장애인의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게 향유하도록 증진, 보호 및 보장하고, 장애인의 천부적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증진하는 것이다.
장애인은 다양한 장벽과의 상호 작용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과 동등한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 참여를 저해하는 장기간의 신체적, 정신적, 지적, 또는 감각적인 손상을 가진 사람을 포함한다.


제 4 조 
일반 의무
1. 당사국은 장애를 이유로 한 어떠한 형태의 차별 없이 장애인의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의 완전한 실현을 보장하고 촉진하기 위한 의무를 부담한다. 이를 위하여 당사국은 다음의 사항을 약속한다.
(가) 이 협약에서 인정된 권리의 이행을 위하여 모든 적절한 입법적, 행정적 및 기타 조치를 채택할 것
(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구성하는 기존의 법률, 규칙, 관습 및 관행을 개정 또는 폐지하기 위하여 입법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
(다) 모든 정책과 프로그램에서 장애인의 인권 보호와 증진을 고려할 것
(라) 이 협약과 일치하지 아니하는 일체의 행위나 관행을 실행하는 것을 삼가하고, 정부당국과 공공기관이 이 협약과 일치되도록 업무를 수행할 것을 보장할 것
(마) 모든 개인, 기관 또는 사기업에 의해 행해지는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하여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
(바) 이 협약 제2조가 규정하는 바와 같이, 장애인의 특별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가능한 최소한의 개조 및 최소한의 비용이 요구되는 보편적인 디자인 제품, 서비스, 장비와 시설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을 시행 또는 촉진하며, 이들의 유용성과 사용을 촉진하고, 표준 및 지침의 개발 시 보편적인 디자인을 촉진할 것
(사) 적정한 비용의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어 장애인에게 적합한 정보와 통신기술, 이동 보조기, 장치 및 보조기술을 포함한 신기술의 연구와 개발을 시행 또는 촉진하고, 그 유용성과 사용을 촉진할 것 
(아) 그 밖의 다른 형태의 보조, 지원 서비스 및 시설뿐만 아니라 신기술을 포함한 이동 보조기, 장치 및 보조기술에 관하여 접근 가능한 정보를 장애인에게 제공할 것
(자) 이 협약에서 인정하는 권리에 의해 보장되는 보다 나은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전문가와 직원의 훈련을 촉진할 것  

  

또한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10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①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②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3) 그림씨는 산책을 하며 계절이 변하는 것을 느끼고 싶고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자료를 검색해서 알고 싶고

친구 집에 가서 수다를 떨고 싶고가끔은 뭔가 예쁜 것을 사러 시장에도 가고 싶고

시를 쓰고 싶고그림을 그리고 싶고

저녁이나 밤에 경기를 일으켰을 때/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그 자리에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림씨는 자신에게 주어진 많지 않은 시간 동안 지역사회 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우리 헌법은 분명히 그림씨가 그리는 바램이 단순한 꿈이나 시혜가 아닌 권리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장애인권리협약 역시 장애를 가진 그림씨가 비장애인과 같은 보편적 인권을 누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법은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받기만 하면 아예 활동보조서비스를 신청하지 못하도록(중복이라는 이유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에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활동보조서비스 신청 자격 자체를 제한하고 있는 장애인활동지원법 제5조 제2호3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습니다.


지난 2017. 4. 5. 첫번째 변론기일이 열렸고, 이날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황신애님께서 보내오신 글을 대독했는데요. 황신애의 바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황신애님과 같은 처지에 놓인 분들의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도록 동행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겠습니다.

아래는 황신애님의 글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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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서비스 받는 도중에 제가 요양서비스가 아닌 활동보조서비스에 합당하다는 걸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2015년 가을부터 몇 달 동안 수 십 차례 걸쳐 옮기려 상담을 했지만 정해진 제도는 알아볼수록 도대체 납득되지 않는 올가미일 뿐이었습니다. 이유는 단지 요양보호를 먼저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활동보조서비스를 옮길 수 없답니다. 마치 수업도 교육도 없이 문제를 왜 틀렸냐고 네 탓이니 벌 받으라는 거와 뭐가 다를까요.

요양서비스 4시간 안에 필요한 것들은 해결합니다.
그 외 긴급 상황은, 요양사님의 집이 옆이라 꼭 필요 때 부릅니다.
눕혀주면 누워서 몇 시간, 앉혀주면 앉아서 몇 시간, 그렇게 일상이 갑니다.
누웠을 때 내내 제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시나 그림은 시간을 가게 합니다.
책상에 앉혀주면 왼 손 검지나 입으로 자판이나 스케치로 옮깁니다. 
장시간 혼자 지내야할 때면 물도 음식도 하루나 몇 시간 전부터 조절합니다.
지속되는 통증에 진통제가 늘고 그것도 듣지 않으면 수면제로 대신합니다.

제가 이렇게라도 지낼 수 있게 도움 주는 분들이 많아
그 은혜로 제가 분명 존재하고 감사하기 그지없지만
상대적으로 부담과 갈등 우울 불안도 그만큼이나 깊어집니다.
순간순간‘어떻게 해야 하나....’최선책이 뭔지 혼란이 옵니다.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은 스트레스에 분노조절이 안 되기도 합니다.

로봇 사회처럼 앵무새 사회처럼 굳은 각본이 아닌
인간과 개개인에 맞는 복지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회가 같이 구르는 바퀴인데 잘 좀 멋지게 굴러갔으면 합니다.
저희는 동정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을 두고 아픔과 장애가 차별이 될 수도 있을 수도 없습니다.
인간은 서로 다른 꽃처럼 서로 다른 인격체일 뿐입니다.
우리는 대충 만든 박스 안으로 구겨 넣어져야 하는 물건이 아닙니다.
국가 맘대로 제작된 틀 안에 억지로 매달려 흔들리는 불행한 복지.

제 개인적 소망은 활동보조로 옮겨 지금보다 나은 안정된 서비스를 받으며 
공모전에 한 번 더 도전하고 싶고 
할 수 있는 한 두 번 째 시화집과 에세이집 한 권 적고 싶습니다. 
제 상황에선 오직 그 것을 할 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또 저와 같은 처지에 놓인 몸도 마음도 아픈 분들 깊이, 간절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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