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향기를 은은하게 풍기는 사람이 되고 싶은 " 동행의 세번째 상근변호사, 김민아 변호사를 소개합니다
2019-05-20      조회수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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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이 : 권소연
답하는 이 : 김민아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사회학을 전공하고, 이번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김민아입니다. 이번에 동행 세 번째 상근변호사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동행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나요

로스쿨 다닐 때, 동행에서 실무수습 하면서 동행을 알게 되었고 그 때 느낌이나 경험들이 강렬하게 남아서 계속 오고 싶었어요. 작년에 시험에 떨어지면서 주춤했었는데 또 공고가 나온 것을 보고 이번에는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강렬하게 남았던 느낌이나 경험이 무엇이었나요?

로스쿨을 간 것도 막연하게 공익변호사가 되고 싶어서였는데, 막상 로스쿨에서 치여 살다보니까 꿈들이 불투명해졌어요. 그런데 제가 실무수습을 하면서 옆에서 이소아 변호사님을 지켜보니, 정말 일이 많은 건 맞지만 혼자서 그걸 다 풀어내시는 모습이 내가 막연하게 생각해온 것들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것 같아서 ‘아 여기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년에 시험에 떨어져서 주춤했다고 했는데, 동행에 지원하기까지 어떤 고민을 했나요

저는 동행에서 일을 하려면, 굉장한 자격이 있어야 한달까, 요구하는 능력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첫 번째는 아무래도 법률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고요. 그런데 시험에 떨어지면서 ‘이런 제가 동행에 가서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나는 동행에 들어갈 자격이 안 돼’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나의 신념과 자격 사이의 괴리를 느낀 거죠.

그럼에도 ‘만약 내가 자격이 부여된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동행에서 하고 있는 그런 공익분야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제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분야이자 제일 관심이 가는 분야. 사실 제가 작년에 변호사시험을 보고 스페인 순례길을 30일 정도 걸었어요. 그리고 걷던 중에 시험에 떨어진 것을 확인했었어요. 그때는 ‘내일 당장 내가 또 25키로를 걸을 수 있을까?’ 하면서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저는 눈을 뜨고 걷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느꼈어요. ‘ 아, 나는 떨어지기 위해 이곳을 왔구나, 떨어져도 계속 걷는 법을 배우기 위해 왔구나.’ 라고.. 물론 다시 현실에 돌아와서 많이 힘들었지만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이곳까지 저를 걸어오게 한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작년에 한 번에 붙었다면 광주에 쉽게 내려오는 결정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이 1년 주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광주에, 동행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왜 공익변호사인가요?

대학교 때 사회학을 공부하다보니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심에 제도가 있고, 제도의 정점에 법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법학과를 이중전공하면서 수업을 들었는데, 단순히 법적용을 해서 결론을 내는 면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사회는 굉장히 다양하게 변화하고 또 결국 법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까 그런 사회의 변화를 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법과 사회의 경계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 거죠. 어떻게 하면 변화하는 사회를 법이 담을 수 있는지.

그런데 제가 찾아보니, 공익변호사분들이 그런 활동을 하시더라고요. 기존에 있는 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하고 새로운 법을 만들기도 하고요. 그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법제도 개선 활동에 관심이 있으신 건가요?

네.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라던가. 활동가가 보는 시선과 법률가가 보는 시선이 조금씩 다를 수 있잖아요. 그런 면이 흥미로웠어요.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보라색이요. 보라색이 빨강과 파랑이 섞여서 나오는 색이잖아요. 저는 사람들이 조화로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빨강과 파랑이라는 극과 극 사이에서 조화로운 느낌을 주는 보라색이 좋아요. 보라색이 주는 똘끼있는 듯한 느낌도 좋고요. 조화로운 똘끼!


👩‍👧초등학교 때 나의 우상은?

당연히 엄마. (눈물을 보이는 김민아 변호사) 초등학교 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고, 저 혼자 모든 일을 다 했어야 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꼭 밥을 해놓고 가시고, 제가 자고 있으면 깨워서 문제지 풀었나 확인하시고 그랬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참 쉬운 일이 아닌데...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강한 분이에요. 지금도 존경하는 사람은 엄마예요.

🔵엄마라는 존재는 정말 강한 것 같아요. 닮고 싶은 사람은 있나요?

딱히 누구를 닮고 싶다는 건 없는데, 저는 그 사람의 일부분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예를 들어, 이소아 변호사님을 보면 식지 않는 열정. 그 모습은 제가 실무수습 할 때부터 변함이 없거든요. 또 권소연 변호사님도 조용하지만 내공이 강한 듯한 모습. 그런 식으로 저는 매순간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주변사람들의 장점을 보려고 하고, 그 사람들이 좋은 부분들이 모여 저의 롤모델이 되는 것 같아요.

😔우울할 때는 뭐하나요

제가 우울한 시기를 많이 겪어 봤어서 이건 확실히 답할 수 있어요. 저는 바닥을 쳐요. 누구한테도 의존할 수 없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어서, 그냥 바닥을 쳐요.

제가 좋아하는 글귀가 있는데, ‘나는 어려운 시절이 오면,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문을 닫아걸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불안하던 삶이 오히려 견고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도 삶의 기반이 되어주는 것은 바로 그 감각이다. 생활에서는 멀어지지만 어쩌면 생에서 가장 견고하고 안정된 시간. 삶으로부터 상처받을 때 그 시간을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 나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갈 수 있다고.’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中)

🔵이 글귀는 어쩌면 희망적인데요?

음, 그런데 우울의 바닥을 치다보면 조금 희망적이 되는 것 같아요. 바닥까지 가보면 사실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럼 기어 올라가게 되는 거 같아요. 기어 올라가는 힘을 갖게 되는 희망이랄까

내 삶에서 가장 반짝이는 순간은?

저는 지금인 것 같아요. (오~~~) 저는 지금까지 구상했던 꿈을 지금 이뤘으니까, 저는 지금을 제일 반짝이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일하고 싶어요.

일을 하면서 적응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 광주에 내려오는 것을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얼마 전에 일기를 썼는데, (일기를 보여주는 김민아 변호사)

“놀랍도록 편안하고 익숙하다.

불현 듯 다가오는 낯섦조차 솔깃한 긴장감정도로 느껴진다.

이렇게 자연스럽고 익숙하도록 준비해놓으셨나 보다. 감사하고 겸손하도록”

🔵평소에도 일기를 많이 쓰세요?

제 감정들이 일어나면, 그걸 글로 푸는 걸 좋아해서 글로 써둬요. 그러면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나를 내가 돌보는 느낌이 들어요. 아무도 나를 쓰다듬어주지 않으니까 내가 나를 돌보는 느낌. 그 느낌이 좋아요.

🔵왜 아무도 나를 쓰다듬어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나요?

부모님이 계시지만, 제가 나이가 들수록 모든 걸 부모님한테 의존할 수는 없더라고요. 제가 불안함을 느끼는 것보다 그게 부모님한테 전달되는 불안감이 더 크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제가 가진 감정들을 부모님한테 다 전달하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 스스로 저를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쓰게 되었어요.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받았을 때 내가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그런 장치들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는 그림을 그렸는데, 돈이 없기도 하고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포기했어요. 그림 그렸을 때 느낌이 아직도 기억나거든요. 내가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정말 좋았고, 예쁜 색들을 덧칠하면 안 좋았던 감정도 예쁘게 표현되는 때가 있거든요. 그러면서 스스로 리프레쉬 되는 느낌. 그 느낌이 좋았어요.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나 책이 있다면?

저는 박민규 소설가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요. 야구단이 성적이 안 좋아서 구단이 점점 존재감을 잃는데, 그럼에도 이들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팬클럽에 관한 이야기에요. 저는 항상 그런 것에 끌렸던 것 같아요. 사람들은 더 이상 관심가지지 않고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이거 기질인가봐요. 저희 부모님이 시장에서 일을 하셨는데, 저도 그래서 시장에 따라다니면서 구석에서 그림 그리고 공부하고 했거든요. 엄마는 지금도 항상 자신이 하는 일이 가장 미천하다고 얘기해요. (또 눈물을 보이는 김민아 변호사) 그런데 저는 그런 엄마를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쓸모없고 가치 없을 수 있지만 어쩌면 제일 빛날 수도 있는. 그런 것에 자꾸 마음이 가더라고요. 미학적으로도 제일 추악한 것이 제일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그 말을 믿거든요. 추악하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거일 뿐이니까, 저는 그런 것들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광주 내려오면서 부모님한테 편지 썼을 때도, 부모님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것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 썼거든요. 그래서 제가 공익변호사가 되겠다는 것도 처음에는 반대하셨는데 편지를 보고 이해해주시더라고요. 제 기저인 것 같아요.

🔵사람을 판단하는 세 가지 기준은?

일단은 그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요. 그리고 말할 때 눈을 바라보고 이야기 하는지. 그 두 가지이고, 기준이 많을수록 편견이 생길 것 같거든요. 사실 내가 누군가를 판단하기에 스스로도 부족한 면이 많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기준을 만드는 데 조심스러워요.


🔵별명이 있나요?

초등학교 때는 얼굴에 주근깨가 많아서 ‘후지산 주근깨’였어요. 아 까칠하다고 수세미 라는 별명도 있었네요. 지금은 친한 친구들이 ‘미나미나’라고 불러요.


🎨변호사가 되지 않았더라면 하고 싶은 일

화가요. 변호사가 되지 않았더라면 당연히. 중학교 때까지는 계속 그림을 그렸으니까 꼭 화가가 아니더라도 그림 쪽으로 계속 일을 했을 것 같아요.


🔵지금 내 가방 안 혹은 호주머니에 매일 가지고 다니는 물건은?

저는 시사인 잡지 정기구독하고 있거든요. 짬날 때 조금씩이라도 보려고 가지고 다녀요. 그리고 항상 건조한 편이라 물을 꼭 가지고 다녀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나만의 향기를 가진 사람. 그 향기를 은은하게 풍길 수 있는 사람. 자기만의 것을 갖는다는 것도 쉬운 게 아니고, 내가 가진 것들을 남에게 전달하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아니까... 그렇게 좋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동행에서의 다짐

절 뽑아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일동 웃음). 동행에서 요새 가장 늦게 퇴근을 하니까, last checker가 되고 싶어요. 동행에 일이 너무 많아서 뒤처리가 잘 되는지 확인이 안 될 때가 있으니까 제가 잘 확인을 해서 확실하게 끝맺음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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