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근활동가 전민규 인터뷰
2018-03-30      조회수 199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전민규입니다. 올해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고, 시험 결과를 기다리며 3개월 된 딸의 육아에 전념 중입니다.

 

동행에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는가요?

- 이소아 변호사님께 연락을 받았습니다. 2012년에 민변 본부에서 인턴을 했었고, 그때의 인연으로 변호사시험 합격발표 전까지 반상근 형태로 동행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동행에서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죠?

- 이주민 법률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행의 소식지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동행 사무실에 웃음을 주려고 나름 노력하나 실제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


동행 일이 끝나고는 계획이 있으신가요?

- 언제나 계획했던 대로만 인생이 흘러가지 않아서, 어떤 인연이 생기면 그쪽으로 이끌려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습니다. (웃음)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 짙은 파란색을 좋아합니다. 깊은 느낌이 나서요.

 

초등학교 때 나의 우상은?

- 소방관. 어렸을 때 처음으로 장래희망 썼던 게 비행기 조종사와 소방관이었어요. 소방관이 하는 일이 멋져 보였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로스쿨 지원 전에도 소방관 시험을 볼까 생각도 했어요.

 

그럼 왜 로스쿨을 가셨나요?

- 소방관이 되면 변호사가 되긴 어렵지만,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소방관이 될 수 있는 길이 있더라고요. 제가 하는 일이 온전히 사회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소방관이 하는 일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럼 현재 진행형인 거네요? 소방관이라는 꿈?

- . 가족들과 더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매년 지역 소방본부에서 변호사 뽑는 것을 눈여겨보고 있어요.

 

사회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민규 씨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큰 부분인가요?

- 어차피 대가를 받고 나의 노동이 투입된다면, 그것이 온전히 사회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현재 닮고 싶은 사람은? 멘토는?

- 누군가를 멘토로 삼지는 않고, 사람을 만날 때마다 좋은 점을 봐요,

 

우울할 때는 뭐하나요?

- 우울할 때는 아무것도 안 해요. 우울하거나 심란하면 예전에는 영화관을 갔어요. 요새는 혼자 있는 편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괜찮아져서요.

 

영화관 가서 어떤 영화를 봤어요?

-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하는 영화를 많이 봤어요. 한국영상자료원도요. 인디스페이스랑 스폰지하우스가 있던 명동 중앙극장에도 자주 갔었고요.

 

말씀하신 영화관의 특징이 있나요?

- 멀티플렉스가 아니어서 남들이 잘 안 보는 영화를 틀어줘요.

 

그런 영화를 보면 우울한 마음이 잊히나요?

-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관에 들어갔다 나오는 느낌이에요. 잠을 자더라도 영화관 안에서 잤는데, 그게 마음을 정리하고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에요. 사실 어렸을 때는 좋을 때도 마음이 심란할 때도 늘 영화관을 갔기 때문에 딱히 우울할 때만 갔던 건 아니에요.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

- 버스터 키튼의 [셜록 주니어]입니다. 1920년대 슬랩스틱 영화에요. 셜록 주니어를 보면 주인공이 영화관에 있는 스크린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영화의 본질이라고 할까, 그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아해요.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https://www.youtube.com/watch?v=x-nXmNeQ4Fw)

 

민규 씨가 생각하시는 영화의 본질이 뭔가요?

- 좀 어려운데, 영화는 일종의 체험이라고 생각해요. 체험이라는 게 내가 영화 안으로 들어가고 영화가 바깥으로 흘러나오고 그게 밀접하게 만나는 지점이 영화관이라고 생각해요. 셜록 주니어의 그 장면이 제가 생각했던 그 체험으로서의 영화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내 삶에서 가장 반짝이는 순간은?

- 지금이요. 로스쿨을 다니면서 가정을 꾸리고 이제 아이가 태어난 지 3개월이 됐으니까, 시험결과가 남아있긴 하지만 그동안 수험생활 동안 임신했던 아내한테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같이 시간도 많이 보내고, 아이랑 함께 온전히 가족으로 지내는 지금이 참 좋아요. 동행 일도 재밌고요. (웃음)

 

일을 하면서 재미있다고 느낀 포인트는?

- 재미라기보다는 동행에서 일하면서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어요. 지난 일요일에 미얀마에서 오신 미등록 체류 상태 노동자분을 상담했어요. 그분이 스마트폰으로 사업장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그 사진 중에 벽에 서툰 글씨로 여기 돈 안 줘요한국어로 쓰여 있는 것을 찍은 것이 있었어요. 한 달 정도 일하면서 그 순간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이주 인권이 문제라고는 생각했지만 사실 실질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연대에 대한 마음이 크지 않았어요. 접근하고 소통하는 게 어려우니까요. 그런데 그 사진들을 볼 때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이분에게 절실한 순간이구나, 일을 제대로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어요.

 

나에게 하루 동안 초능력이 생긴다면?

- 과거의 원하는 시점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내가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이런 말들 자주 하잖아요. 가서 뭔가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아니고 과거 그 시점으로 돌아가 그 사람들하고 다시 그 순간을 경험하는 거죠.

 

지금 꼭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으신가요?

- 저녁 영화가 끝난 서울아트시네마 낙원상가 4층 옥상. 그때 매일같이 함께 영화 보던 사람들. 보통 감독전을 많이 해서 한 감독의 영화를 연달아 상영하거든요. 영화를 보고 옥상에서 그 사람들과 담배 태우면서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요새 그때 생각이 많이 나요.

 

사람을 판단하는 세 가지 기준은?

- 첫 번째는 여러 사람과 같이 밥을 먹으러 갔을 때 다른 사람의 수저를 놓는지, 물을 따르는지 등을 살펴봐요. 두 번째는 그 사람이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가. 그 감독 영화 중에 어떤 영화를 제일 좋아하는지. 취향을 보는 거죠. 세 번째는 길거리에서 받는 전단을 어떻게 받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곤 해요.

 

별명이 있나요?

-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커서, 그리고 성이 전 씨라서 전봇대, 키다리 아저씨 등 키에 관련된 별명이 많습니다.

 

지금 키가?

- 196cm.

 

언제부터 그렇게 키가 크셨나요?

- 1 187cm, 1 192cm였고 그 이후로는 그렇게 많이 자라진 않았죠.

 

영화 보는 것 이외에 다른 취미가 있으신가요?

- 한동안 연필 모으는 걸 좋아했고, 아내랑 함께 레고 조립하는 것도 좋아해요.

 

왜 연필 모으는 것이 좋았어요? 

- 연필 경도, 쓰이는 나무나 목탄에 따라 사각거리는 느낌이 다르거든요. 연필 깎는 것도 좋아해요. 생각이 많아지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 연필을 깎으면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아요. 연필깎이도 종류별로 있어요.

예전에는 축구유니폼을 모았는데, 그거는 너무 돈이 많이 들잖아요. 학교 다니면서 계속 뭔가를 쓰는 작업을 하는데, 공부하다가 기분전환을 위해 펜이나 연필을 바꾸곤 했거든요. 그러면서 모으게 되었어요.

 

변호사가 되지 않았더라면 하고 싶었던 일

- 소방관은 제가 가벼운 마음으로 만약 변호사가 되지 않았더라면 하고 싶었던 일이라고 하기엔 그 일이 가지는 가치나 무게가 무거운 것 같아요. 아마 영화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운동선수는?

- 요새는 컬링이 재밌더라고요. 여자컬링 대표팀 팀킴을 좋아합니다.

 

지금 내 가방 안 아니면 호주머니 안에서 항상 가지고 다니는 물건과 그 이유는?

- 물티슈. 자주 쓰지는 않는데 필요할 때엔 요긴하게 쓰일 때가 많아요. 다른 사람들이 잘 가지고 다니지 않기도 하고요. 동행에 출근하면서부터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로스쿨 생활할 때는 독서실 자리에 항상 놔뒀고요.

         

동행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 타인의 처지와 상황에 공감하는 것을 좀 더 경험해보고 싶어요. 변호사란 결국에 편을 드는 직업인데, 그러기 위해선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그 사람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과 문제들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행에서 일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나가고 싶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다짐

- 시험 합격발표 전까지 일하게 됐는데 곧 이 자리에 활동가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잠시 자리를 맡아두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충실히 해내면서, 이후에 활동가로 오실 분이 일을 시작하시는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중간 역할을 잘해내고 싶습니다.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