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기] 국가보안법 사건 변론기 - 아직 진행중인 사건입니다.
2018-07-11      조회수 35

[국가보안법 사건 변론기]


- 이소아


당사자는 2010부터 2012년경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까페에 당시 정권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취지로 여러가지 뉴스 기사를 퍼왔고 이에 대하여 까페 가입한 사람들과 댓글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행위에 대하여 당사자는 국정원에서 10차례, 경찰에서 10차례, 검찰(공안부)에서 4-5차례의 조사를 받았고
결국 지난 2017년 5월 기소가 되었습니다.

이 사건 당사자를 동행과 민변광주전남지부의 변호사들이 변호인으로서 지원하고 있는데요.

어제 검찰 측 전문가증인 증인신문 과정에서 있었던 일과 소회(라기보다 그동안 국가보안법 사건을 진행해오면서 느껴온 소회)를 기록하고 가야할 것 같에 글을 올립니다.

재판이 막 시작하려고 하는데 
검찰(공안부 검사가 직관함) 측에서 느닷없이 '감정서'를 들이밀었습니다. 그 '전문가' 증인이 공소사실에 기재된 까페 게시들을 보고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왔다는 서면이었습니다(영화 '변호인'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이런 일이 2018년도 지금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감정'이란 법관의 판단능력을 보충하기 위하여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자로 하여금 법규나 경험칙(대전제에 관한 감정) 또는 이를 '구체적 사실'에 적용하여 얻은 '사실'판단(구체적 사실판단에 관한 감정)을 법원에 보고하게 하는 증거조사를 말합니다(법원 실무제요)

어떤 사람의 생각이 '이적성'이 있다 없다는 것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기나 합니까? '이적성'이란 결국 누군가의 판단입니다. 판단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을 '사실판단'인 감정을 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가 않지요.

대학교 1학년 헌법 시간에 '사상검증'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예로 배운 것이 태극기/십자가 밟기입니다. 어떤 사람의 생각을 검사하는 행위 자체가 인간의 가장 내면의 자유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입니다. 
국가기관이 개인이 운영하는 까페등을 사찰하여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를 감정하는 행위가 사상검증이 아니고 무엇인지....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의 이러한 행위는 절차적으로도 위법합니다.
원래 감정은 '법원'에 신청하는 것으로, 이후 법원이 감정의 필요성이 인정하여 감정신청을 받아들이면 법원이 선정한 감정인(감정인 선서도 함)에 의해 당사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여 진행하여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참조). 또한 형사재판절차에 있어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보장은 그 핵심입니다. 그래서 모든 증거 신청은 사전에 신청을 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다음에야 법정에 현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법원에 감정을 신청한 것도 아니고(사실 감정의 대상도 아닙니다), 전혀 자격이 없는 제3자가 작성한 감정서를 갑자기 들이밀며 증인신문을 통해 그 감정서의 진정성립을 인정받으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증인이 멀리에서 시간을 내서 왔다는 이유로 압박을 하면서 말이지요.

변호인들은 즉시 강력하게 이의제기를 하였고
증인신문이 다음 기일로 연기되었긴 합니다.

국가보안법 사건을 변호면서
또 이러한 억지스러운 수사 재판과정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국가보안법 자체가 가지는 위헌성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지요.
개인의 생각을 '이적성이 있다'는 평가를 하여 형벌로 처벌할 수 있기에 수사기관이 이렇게 무리한 수사를 계속하는 것이고, 그로 인하여 시민들의 자기검열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복잡한 생각은 뒤로 하고
일단은 다음 증인신문을 더 철저히 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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